“대출이 안 된다”는 말을 창구에서 처음 듣는 순간은 꽤 당황스럽다. 분명히 연봉이 있고 신용점수도 나쁘지 않은데 왜 안 되는 건지 이유도 잘 모르겠고, 직원이 설명해줘도 DSR이니 스트레스 DSR이니 처음 듣는 말들뿐이다.
사전에 DSR이 뭔지만 알고 가도 이 상황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 복잡한 금융 공식처럼 느껴지지만,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DSR이란 무엇인가
DSR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의 약자다. 쉽게 말하면, 내 연소득 중 모든 대출의 원금 + 이자 상환액 합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4,000만 원이고, 현재 갚고 있는 대출(학자금·자동차 할부 포함)의 연간 상환액이 800만 원이라면 DSR은 20%다. 여기에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연간 상환액이 1,200만 원 추가되면 DSR은 50%가 된다.
2023년부터 대부분의 대출에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즉, 기존 대출까지 합산해 연간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연소득 4,000만 원이라면 연간 상환액 총합이 1,600만 원, 월 133만 원을 넘으면 추가 대출이 제한된다.
스트레스 DSR이 더 까다로운 이유
2024년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DSR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나중에 금리가 올랐을 때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미리 가산금리를 얹어 계산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받을 금리가 연 4%라도 스트레스 DSR 가산금리 1~1.5%포인트를 더해 5~5.5%로 계산한다. 이 때문에 같은 사람이라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선택할 때 대출 한도가 달라진다. 고정금리로 받으면 스트레스 가산금리가 낮게 적용되어 한도가 더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기존 대출이 쌓여 있으면 한도가 줄어드는 구조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DSR은 신규 대출만 계산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모든 대출을 합산한다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포함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고 계획 중이라면, 그 전에 기존 소액 대출을 최대한 정리해두는 것이 한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쓴 금액이 아닌 한도 전체가 부채로 잡히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카드 할부도 잔여 원금이 있는 경우 DSR 계산에 포함될 수 있다. 대출 계획을 세우기 전에 현재 내 명의로 된 모든 금융 부채 목록을 정리하고, 상환 가능한 항목부터 먼저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소해 보이는 소액 할부나 대출이 주담대 한도에서 수천만 원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은행 가기 전 DSR을 미리 계산하는 이유
본인의 연소득, 기존 대출 상환액, 새로 받으려는 대출 조건을 입력하면 DSR이 규제 한도를 통과하는지, 최대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한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며 조회할 필요 없이 집에서 먼저 가늠해보는 것이다.
특히 대출 신청 시마다 신용 조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작정 여러 곳에 넣어보는 것은 신용점수에도 좋지 않다. 미리 계산해보고 가능성이 있는 곳에만 신청하는 게 현명하다.
→ 재테크맵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대출 규제 기준과 DSR 관련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