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공부하다 보면 복리가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아인슈타인이 “세계 8대 불가사의”라 불렀다는 말도 있고, 워런 버핏의 자산 95% 이상이 60세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이게 그렇게 대단한가?” 싶을 때가 있다. 이유가 있다. 복리의 진짜 힘은 초반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앞 20년과 뒤 10년의 차이
연 7% 수익률로 월 50만 원씩 30년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총 납입액은 1억 8천만 원이다. 30년 후 만기 수령액은 약 6억 원대가 된다. 납입액 대비 3배가 넘는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타이밍이다. 20년 시점에서의 자산은 약 2억 5천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마지막 10년 동안 약 3억 5천만 원이 추가된다. 전체 기간의 3분의 1인 마지막 10년에서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게 복리의 핵심이다. 초반에는 느리게 오르고, 후반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그래프로 보면 초반 20년은 완만하다가 마지막에 급격히 올라가는 하키스틱 모양이 된다.
’72의 법칙’으로 감각 잡기
복리 계산에 자주 쓰이는 어림법이 있다.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 되는 기간이 나온다.
- 연 4% → 18년 후 2배
- 연 6% → 12년 후 2배
- 연 8% → 9년 후 2배
- 연 10% → 7.2년 후 2배
수익률 2% 차이가 기간을 6년씩 단축시킨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세금을 아끼는 게 단순히 돈을 덜 내는 게 아니라, 복리 기간에서 수익률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에서 운용하면 운용 중 세금이 없다. 이 과세이연 효과는 단순히 세금을 나중에 내는 것 이상으로, 세금으로 나갔을 돈이 계속 복리로 굴러가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1년 일찍 시작하는 것의 가치
복리의 세계에서는 수익률을 1% 올리는 것보다 1년 일찍 시작하는 게 더 강력할 때가 많다.
25세에 시작해서 65세까지 40년 운용 vs 26세에 시작해서 65세까지 39년 운용. 연 7% 수익률, 월 50만 원 납입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 차이가 만기 수령액에서 수천만 원 차이를 만든다.
사회초년생 때 소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게 나중에 여유가 생긴 후 큰돈을 넣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유리한 이유가 여기 있다.
반대로 자주 드는 오해 중 하나가 “나중에 목돈 생기면 그때 크게 넣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복리는 기간이 핵심이기 때문에, 5년 늦게 시작해서 그 기간을 채울 방법이 없다. 월 10만 원이라도 지금 시작하는 게, 5년 후 월 50만 원을 시작하는 것보다 만기 수령액이 더 클 수 있다.
상품별로 수익률이 얼마나 다른가
단순 예적금(연 3~4%)과 지수 ETF 장기 투자(역사적 평균 연 7~8%)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월 50만 원, 20년 기준으로 비교하면 연 4%와 연 7% 간 만기 수령액 차이가 1억 원 가까이 벌어진다. 물론 ETF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예적금은 안전하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로 갈수록 변동성이 줄어드는 특성상, 20~30년 이상의 연금 자산에는 주식형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어떤 상품에 어떤 수익률로 넣었을 때 얼마가 되는지, 직접 숫자를 입력해서 비교해보면 감이 훨씬 빨리 온다.
→ 재테크맵
한국은행 경제교육 사이트(ecos.bok.or.kr)에서도 복리·단리 기초 개념과 금리 관련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