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억이 20년 후엔 얼마 가치일까 —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면 생기는 일

“열심히 저축해서 10년 후에 1억을 모아야지”라는 목표는 좋다. 그런데 10년 후의 1억이 지금의 1억과 같은 가치가 아니라는 걸 계획에 반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년 물가가 오른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숫자로 실감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면 계획대로 돈을 모아도 원하는 것을 살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반대로 이걸 이해하면 지금 얼마를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가 더 명확해진다.


연 3%씩 물가가 오르면 20년 후엔 어떻게 될까

인플레이션율 연 3%는 역사적으로 한국 평균에 가까운 수치다. 이 비율로 20년이 지나면 현재 1억 원의 구매력은 약 5,537만 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물건을 사려면 1억이 아니라 약 1억 8천만 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즉, 20년 후 1억을 모아도 지금 기준으로는 5,500만 원짜리 목표를 달성한 것과 같다. 단순 저축만으로는 물가 상승을 이기지 못한다.

10년으로 줄여도 마찬가지다. 연 3%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10년 후 1억의 현재 가치는 약 7,441만 원이다.


수익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낮으면 실질적으로 손해

많은 사람들이 은행 적금 금리가 3~4%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3%라면 실질 수익률은 0~1%에 불과하다.

실질 수익률 = 명목 수익률 − 인플레이션율

이 공식에 따르면 금리 3% 적금을 들고 인플레이션이 3.5%라면 실질적으로 돈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이다. 저축을 해도 구매력이 떨어지는 역설이다.

이것이 장기 자금에 주식형 자산을 일부 포함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의 장기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을 상당히 웃돌아왔다.


목표 금액 계획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법

10년 후 5,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목표를 세웠다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목표는 더 커진다. 연 3% 물가 상승을 적용하면 10년 후 5,000만 원의 오늘 기준 등가는 약 6,720만 원이다.

즉, 목표를 ’10년 후 5,000만 원 확보’로 잡는다면, 그 돈으로 지금과 같은 것을 살 수 있으려면 실제로는 6,720만 원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노후 준비가 특히 위험하다. “65세에 2억이면 충분하다”는 계획은 30년 후 2억이 현재 기준으로 얼마 가치인지를 계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연 3% 인플레이션 30년 기준, 미래 2억의 현재 가치는 약 8,240만 원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자산과 못 이기는 자산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 주식(특히 인플레이션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 부동산, 물가연동채권(TIPS), 금 인플레이션에 약한 자산: 현금, 고정금리 예금, 고정 이자 채권

완전히 인플레이션에 저항하는 자산은 없지만, 장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적절히 가져가는 것이 구매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중요한 건 자산 배분을 연령과 목적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30대에 노후 자금을 모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수익률을 추구하고, 목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전 자산 비중을 높여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게 일반적인 전략이다. 현금만 모아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현재 돈의 미래 가치, 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얼마가 필요한지를 물가 상승률까지 반영해 계산해볼 수 있다.

https://jaetech-map.com/inflation-calc

한국은행(bok.or.kr)에서는 연도별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와 인플레이션 관련 경제 교육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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